과학책2 [유시민,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앎에 관하여 앎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 : 거만과 겸허 소설가 조해진은 에 이런 문장을 썼다. ‘말이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어떤 말은 마음을 만들기도 한다.’ 이 문장은 이렇게도 바꿀 수 있다. ‘어떤 말은 관점을 만들기도 한다.’ 과학이란 말의 힘은 그야말로 위력적이다. 과학은 세계를 탐구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도 소위 진리 탐구에 가장 근접한 방법론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주장에 과학이란 이름이 일단 붙고 나면 신뢰할만한 근거로써 우위를 점하게 된다. 단순히 그럴법한 이야기가 아니란 이야기다.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쪽의 처지는 어떻게 되나. 반대편의 주장엔 ‘비과학’ 딱지가 붙어 주장의 기반 자체가 무너진다. 우스갯말로 선 과학 필승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 사.. 2023. 10. 14.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혼돈과 질서 사이 문장들 - 철학에는 어떤 것들이 이름을 얻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상이 있다. 이 사상은 정의, 향수, 무한, 사랑, 죄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이 천상의 에테르적 차원에 머물면서 인간이 발견해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군가가 그것들의 이름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한다고 본다. … 그런데 이 사상에 따르면, 이름이 존재하기 전까지 개념들은 대체로 불활성 상태에 있다고 한다. - 아고노말루스 요르다니. 그러면 단지 그 행위만으로 새로운 종이 탄생했다. 미지의 생물에게 자신의 깃발을 꽂기 위해 그는 주석 이름표에 그 성스러운 이름을 펀치로 새기고, 그 이름표를 유리단지 속 표본 곁에 담그고 뚜껑을 닫았다. 우주의 또 한 귀퉁이가 포획된 것이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것들.. 2023. 10. 13. 이전 1 다음